LG이노텍이 그룹 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 지표 준수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LG그룹 계열사 중에서 유일하게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항목을 준수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20일 LG이노텍의 2022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5개 항목 중 14개 항목을 준수했다. 회사는 전년도에도 유일하게 14건을 준수했다.
LG이노텍은 주주 관련, 감사기구 관련 항목에서 100% 준수율을 기록했지만, 이사회 관련 항목에서 유일하게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을 지키지 못했다.
LG그룹은 정관에 따라 집중투표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LG의 전 계열사가 해당 항목을 지키지 못했다.
집중투표제는 공시 기한인 지난 5월 말까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제출한 338개 기업 가운데 11개 기업만이 해당 항목을 준수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주식 1주당 선임하려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투표 방식이다.
집중투표제를 채택할 경우 대주주의 의사에 따라 이사가 선임되는 것이 아니라 소수 주주 추천 이사에 의결권을 집중해 이사로 선임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선 이사회의 안정, 경영권 보장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대부분이 도입하지 않고 있다.
LG이노텍은 LG헬로비전과 더불어 LG그룹 내에서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항목을 유일하게 준수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3월 의사회 결의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현재 박상찬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LG이노텍의 최대 주주는 LG전자(40.80%)로 지주사 ㈜LG의 직접적인 지배를 받는 다른 기업에 비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받기 유리하다는 평가다. 해당 항목을 준수한 LG헬로비전 또한 최대 주주는 LG유플러스(50.00%)다.
LG전자(지분 33.67%), LG 화학(33.34%), LG유플러스(37.67%), LG생활건강(34.03%)는 최대 주주가 LG로 직접적인 지배를 받고 있다.
LG이노텍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와 분리하여 운영하고 있다"며 "사외이사로만 감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선임된 사외이사가 경영진에 대한 견제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주사 LG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지 않은 이유는 의사결정 절차를 간소화시키고 업무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동적인 경영환경 적시에 대응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되지 않는 일원적인 이사회 구조가 더 적합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사회 의장은 원활한 이사회 운영을 위하여 기업 자체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야 하는데, 대표이사는 비상근이사인 사외이사에 비하여 회사의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충실한 이사회 운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