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전에 SM·하림·동원·LX​​그룹​ 등의 ​중견기업들이 뛰어들며 4파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M·하림·동원·LX​​​ 등은 ​최근 HMM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으로부터 투자설명서를 받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SM그룹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수 의사를 공식화했다. SM그룹은 HMM의 지분을 약 6% 보유한 3대 주주로, 지난해부터 지분을 꾸준히 매집해 왔다.

SM그룹은 2017년 파산한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한 SM상선을 비롯해 대한상선, 창명해운, 대한해운LNG 등의 해운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해당 인터뷰에서 "인수 적정 가격은 4조원으로 보고 있으며, 최대 4조5000억원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HMM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꾼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입찰에 응하지 않을 생각"이라고도 덧붙였다. ​

HMM의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약 12조 가량으로 우 회장이 제시한 4.5조원이 적정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SM그룹의 대표 계열사 SM상선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5754억원 수준이다.

하림그룹은 그룹 내 벌크선 해운사 팬오션을 보유하고 있어 HMM 인수시 시너지가 예상된다. 지주사 하림지주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6686억원 수준이다. ​

하림그룹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JKL파트너스는 2015년 하림이 팬오션을 인수할 때도 함께하는 등 ​10여 년 전부터 하림그룹과 동행해 왔다.

동원그룹은 2016년 동원로엑스를 인수해 육상 물류 사업을 영위 중이며, 항만인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HMM을 인수할 경우 항만-육상-해상에 이르는 종합 물류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그룹의 경우 현금성자산이 많지 않은 편이다. 지주사 동원산업의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5832억원 수준이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한국투자금융 그룹을 이끌고 있다. 따라서 한국투자금융그룹과 함께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LX그룹은 국내 최대 물류 운송 대행 기업인 LX판토스를 보유하고 있다. LX그룹의 지주사 LX홀딩스는 같은 기간 2058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LX판토스의 모회사 LX인터내셔널의 현금성 자산은 1조3939억원 수준이다.

​기존에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포스코그룹, 현대차그룹 등 대기업군은 인수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의 경우 함께 인수해야 하는 영구채 규모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또한 우 회장은 HMM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시 입찰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HMM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보유 중이던 2조6800억원 규모 영구채 중 1조 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해 함께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잔여 영구채에 대해선 HMM의 상환권 행사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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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입찰대상 주식은 약 3억9879만주로 현재 주가 기준 매각 규모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할 시 약 8조원 규모이다. 최종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이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추가 전환물량을 감안할 때 경영권 확보를 위해선 상당 부분 주식을 인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