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최고경영자(CEO) 공백 사태가 다섯 달로 접어든 가운데 KT의 신임 대표이사 후보가 우여곡절 끝에 3인으로 압축됐다. 소액주주들은 박윤영 전 KT 사장이 적임자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최근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군을 대상으로 서류 심사 및 비대면 인터뷰 등을 통한 후보 압축 과정을 거쳐 3인의 심층면접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표이사 후보 심층면접 대상자는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등 3인이다.
김영섭 전 LG CNS 대표는 LG계열사에만 몸을 담은 정통 'LG맨'이다.
주로 재무 분야에 몸담은 '재무통'이다. LG 전신인 럭키금성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해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 LG유플러스 경영관리실 CFO(부사장) 등을 맡았다.
LG 재직 당시 KT의 성장동력이기도 한 디지털전환(DX)에서 성과를 내기도 해 비통신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 중인 KT의 CEO로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KT그룹과 전혀 접점이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사장은 차기 대표이사 후보 3인 중 유일한 'KT맨'이다.
1992년 KT의 전신인 한국통신에 입사해 재직기간동안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비통신 사업을 펼쳤다. 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 그룹장(전무),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미래사업개발단 단장(전무), KT기업사업부문 부문장(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전문성을 인정받아 제6대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과 제1대 한국공공안전통신협회장을 맡은 이력이 있다.
비통신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인 KT의 방향성과 일치한다는 점, KT의 사업 및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앞서 정치권에서 KT의 차기 대표 선출 과정이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이 나왔던 점에서 박 전 사장이 최종 후보로 선정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차상균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원장(교수)은 후보 3인 중 유일하게 기업인이 아니다.
차 교수는 인메모리(In Memory) 데이터베이스(DB) 분야의 전문가로 손꼽힌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메모리 반도체 관련 기업을 창업한 이력이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기업 SAP가 이 기업을 인수했고 차 교수는 SAP의 메인메모리 기반 DB 'HANA' 프로젝트의 공동개발 책임자를 맡았다.
차 교수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KT의 사외이사를 맡은 이력이 있다. 기업 경영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은 차 교수의 약점으로 꼽힌다.
KT 소액주주들은 네이버카페 'KT주주모임'을 통해 박 전 사장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T주주모임은 KT 전체 발행주식 2억6111만1808주 가운데 약 1.61%(422만주)를 보유한 소액주주 연대다.
한 소액주주는 "박 전 사장은 KT 내부에서 승진한 인물로 주주·임직원·회사에 애정을 갖고 있으리라 추측되며, 화합에 적임자로 보인다. 또, 외압을 극복할 실력자이기도 하며 가장 젊다는 것도 장점이다"고 밝혔다. 또, 이를 지지하는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이어졌다.
소액주주들은 3인의 최종 후보에 정치인 출신이 없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는 의견을 냈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낙하산 논란'이 없도록 산업계 경험이 없는 인사는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대표이사 후보 최종 1인은 이번 주 내로 확정될 예정이다. 해당 후보는 8월 말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KT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