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연초 대비 60%가량 상승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21일 11만64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지난 1월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던 7만3100원 대비 59.23% 주가가 상승했다.

반도체 시장은 재고 확대와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황을 겪었다. SK하이닉스 또한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감산 등 생산량 조절 등을 통해 업황 회복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 적자 폭이 줄어들고 재고자산 규모 또한 줄어들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 2분기 SK하이닉스는 매출 7조3059억원, 영업손실 2조8821억원을 기록했다. ​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이 43.6% 커지고, 영업손실은 15.3%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전 분기 대비 실적 개선 배경으로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인공지능)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으며, 이에 따라 HBM3와 DDR5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시가총액은 84조 3,755억원으로 코스피 3위를 유지했다. ​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은 휘발성 메모리인 D램(DRAM)과 비휘발성 메모리인 낸드(NAND)를 중심으로 하는 메모리반도체이다. S1, M10 일부 등 일부 팹(Fab·공장)을 활용해 시스템 반도체인 CIS(CMOS Image Sensor) 생산과 파운드리(Foundry)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로 구분된다.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고 기억하는 기능을 하며, 일반적으로 '휘발성'과 '비휘발성'으로 나눠진다. 휘발성 메모리 제품은 전원이 끊어지면 정보가 지워지는 반면, 비휘발성 제품은 전원이 끊겨도 저장된 정보가 계속 남아 있다. ​

SK하이닉스는 국내와 중국에 4개의 생산기지와 연구개발법인, 미국, 중국, 홍콩, 대만 등에 판매법인을 운영 중이다. 인텔의 낸드 사업 인수는 1단계 절차를 완료했다.​

​최근 빅데이터, 챗GPT 등 인공지능(AI) 서비스 열풍이 거세지며 이를 지원하는 고성능 반도체 기술 경쟁도 거세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최근 HBM3E, DDR5, 321단 S낸드 등 기술력에서 경쟁사를 앞서가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AI용 초고성능 D램 신제품인 'HBM3E'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High Bandwidth Memory)​ 시장의 주도권은 삼성전자를 제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이다. HBM은 1세대(HBM), 2세대(HBM2), 3세대(HBM2E), 4세대(HBM3), 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됐다.

SK하이닉스는 4세대 HBM인 HBM3를 2021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작년엔 양산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12단 적층 HBM3 24GB 패키지를 개발하고, AMD 등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 현존 최대 용량 24GB를 구현하면서도, 전체 높이(제품 두께)는 16GB 제품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기존과 동일한 공간 안에서 더 많은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분야에서도 SK하이닉스는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DDR5는 현재 상용화된 DDR4보다 성능이 2배 높은 D램으로,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정한 차세대 D램 규격이다. D램 규격이 바뀌면 함께 쓰이는 중앙처리장치(CPU)도 교체해야 하는데, 서버 기업들은 3분기에 본격적으로 자사와 호환성이 높은 DDR5를 구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DDR5는 시중 제품 중 가장 속도(초당 6.4GB)가 빠르다. 지난 1월 DDR5 결합용 ‘사파이어 래피즈’ CPU를 출시한 인텔로부터 세계 최초로 호환성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업계 최초로 300단 이상 낸드를 개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낸드는 단수가 높을수록 같은 면적에 고용량을 구현할 수 있어 적층 기술이 기술력의 척도로 평가받는다. ​

회사는​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FMS) 2023에서 '321단 1테라비트(Tb) 트리플레벨셀(TLC) 4D 낸드' 개발 경과를 발표하고 개발 단계의 샘플을 전시했다.

현재 주요 업체들의 낸드 기술은 250단 이하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가 236단 수준의 낸드를 생산 중이며, 미국 마이크론은 232단의 낸드를 양산하고 있다. 중국 창쟝천추(YMTC)는 232단 낸드가 사용된 SSD를 판매 중이다.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C)은 지난 3월 218단 낸드를 공동 개발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321단 낸드의 완성도를 높여 2025년 상반기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SK하이닉스의 과잉 재고 문제가 감소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16조4202억원으로, 전 분기 17조1822억원 대비 4.4% 줄었다.

​다만 낸드플래시의 경우 여전히 재고 수준이 높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추가 감산을 시사했다.

​SK하이닉스의 차입금은 작년 상반기 말 19조3821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30조8065억원으로 58.9% 증가했다.

​​올해 초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연계채권(SLB)에 이어 2조2377억원에 달하는 교환사채(EB)를 발행한 영향이다. ​

​회사는 "​추가적인 자금조달은 차환발행 이외에 큰 규모가 없을 것이나, 시장 환경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이천 수처리센터 매각을 통해 1조원 재원 마련에 나선 점은 여전히 현금흐름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SK하이닉스는 박정호 부회장과, 곽노정 사장이 각자대표 체제를 이루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박 부회장은 구조조정 전문가로 평가된다. SK그룹이 신세기통신, 하이닉스반도체 등을 인수할 때 최 회장을 도와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1963년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의 대표적 반도체 기술 전문가로 손꼽힌다. 29년째 SK하이닉스에서만 근무한 정통 하이닉스맨이다.​

고려대학교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재료공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마쳤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재고 자산 규모가 전 분기 대비 줄었지만 여전히 DDR4와 낸드 재고가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HBM과 DDR5 매출 증가에 따른 제품 믹스 개선으로 이익률 역시 개선되었으나 수요의 증가는 DDR5에 집중되어 있어 제품 재고 중 DDR4와 낸드 재고가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DDR4 재고는 D램 재고 중 약 4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다가오는 4분기 말에는 남아있는 DDR4와 낸드 재고 중 얼마나 2024년으로 이월해야 할지 결정해야 할 수 있으며, 이는 오히려 손익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다가오는 3분기 낸드 부문을 추가적으로 5~10% 감산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될 것이나, 반대로 낸드 수요처의 대부분은 스마트폰과 SSD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상반기 수요에 대해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선수 한 마디

SK하이닉스의 지난 1분기 기준 주가이익비율(PER)은 12.01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1배 수준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HBM3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2분기 경쟁사 대비 높은 평균판매가격(ASP)를 보여주었으며 3분기부터 반영될 DDR4 재고 하락 및 가격 정상화 기조에 따라 전반적인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는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며 재고의 유의미한 감소도 동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 부문의 적자 지속이 아쉽지만, 이를 상쇄할 수 있는 D램 부문의 실적 개선과 경쟁력을 감안한 투자 판단이 필요한 시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