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 후보군이 LX 그룹, 동원, 하림 등 3곳으로 압축됐다. 자금력이 부족한 세 기업이 후보군으로 압축되면서 향후 HMM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그룹 내 계열사 지원 등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매각주관사 삼성증권을 통해 LX, 동원, 하림에 적격 인수 후보로 선정됐다는 내용을 개별 통보했다. 독일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하팍로이드는 최종입찰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하팍로이드가 적격 인수후보로 선정되지 못한 이유로 매각 측이 국내 해운업 발전 기여도 등을 평가 요소로 본 것으로 알려졌다.
HMM이 보유한 컨테이너선 중 8척이 국가필수선박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외국 기업으로 매각은 애초에 불가능했다는 시각도 있다.
HMM의 예상 매각가는 6조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HMM의 지분 인수 대상은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주식 1억9879만주를 비롯해 이들이 보유한 영구채 2조6800억원 중 1조원을 전환한 주식 2억주를 합한 총 3억9879만주다.
HMM의 인수 후보군이 세 곳으로 줄어들면서, 해당 기업들의 자금력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올 2분기 기준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LX 그룹의 주요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은 1조2714억원이며,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은 6145억원, 하림은 1조6573억원 수준이다. 하림은 J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당장의 인수자금 마련보다 우려되는 점은 인수 과정에서 빌린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기 위해 투자가 뒷전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HMM의 현금성 자산은 13조원이 넘는다. HMM을 인수한 기업이 자금력이 부족할 경우 HMM의 자산을 흡수하기 위해 배당을 높이거나, 자산을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산은과 해진공이 남은 영구채 1조68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HMM을 인수한 기업은 영구채 매입을 위해 추가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 HMM이 보유한 현금을 영구채 매입에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HMM의 인수 후보 중 하나인 하림그룹은 과거 팬오션을 인수한 후 부실 계열사의 자금 지원에 활용한 전적이 있다.
하림그룹은 2015년 벌크선사 팬오션을 인수했다. 앞서 하림그룹은 2011년 하림USA를 통해 미국 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했지만, 대규모 적자가 지속됐다. 하림은 2021년 1월 팬오션을 상대로 308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해 하림 USA에 지원했다.
하림그룹은 여전히 팬오션을 그룹의 자금줄로 활용하고 있다. 하림지주가 팬오션 주식을 활용해 체결한 주식담보대출 계약은 총 10건, 금융권 등에 담보로 제공한 주식 수도 2억3554만1486주에 달한다.
한편, 증권사들은 HMM의 목표주가를 하향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6개월 목표주가를 2만2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미래에셋증권은 2만원에서 1만8000원으로 내렸다.
류재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수 주체, 주주가치 희석에 따라 주가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