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F 지분율을 7.11%까지 확대한 행동주의 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이하 트러스톤)이 LF에 대한 장기적인 주주활동을 예고했다. 트러스톤의 LF 관련 펀드 만기일이 4년이나 남은 만큼 철저한 검토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13일 이성원 트러스톤 부사장은 <주주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LF 주주활동을 위해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전략을 공개하긴 어렵다. 앞으로 펀드 만기가 4년이나 남은 만큼 당장 내년 3월 LF 정기주주총회가 아니더라도, 장기적인 활동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트러스톤은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LF 보통주 30만 주를 취득했다. 이로써 트러스톤의 LF 지분율은 기존 6.11%에서 7.11%로 확대됐다.

이 부사장은 "LF 지분을 매입한다는 것은 확실히 주주활동을 하겠다는 뜻"이라며 "추후 적극적으로 주주활동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러스톤은 지난해 12월 5% 이상 보유공시를 내며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명시했다. 일반투자는 단순 투자와 달리 임원 보수에 대한 지적이나 배당금 확대 등을 제안할 수 있다. 트러스톤은 초기에는 대부분 일반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다, 나중에 경영 참여로 변경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트러스톤이 문제 삼을 가능성이 큰 사안은 LF 오너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와 '사익편취' 의혹이다.

LF는 지난 2020년 구본걸 회장 부부와 구 회장의 모친 홍승해 씨가 보유주식을 자녀와 손주들에게 물려주면서 경영 승계를 본격화했다.

승계의 핵심 계열사는 고려디앤엘이다. 지난해 7월 LF네트웍스는 존속법인 LF네트웍스와 신설법인 고려조경으로 인적분할됐으며, 같은해 10월 고려조경은 고려디앤엘로 상호변경했다.

고려디앤엘 최대주주는 구본걸 회장에서 지난해 10월 장남 구성모 씨(지분 91.58%)로 변경됐으며, 고려디앤엘은 LF 주식을 꾸준히 장중매수해 올 반기기준 9.42%의 지분을 확보했다.

하지만 고려디앤엘은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해 사실상 내부거래를 통한 자금으로 LF 지분을 매입해 승계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고려디앤앨은 252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음에도 3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274억원에 불과해 내부의존도가 높고 자생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고려디앤엘은 지난해 대규모 단기차입에 나서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고려디앤엘은 지난해 한국증권금융(253억원)과 구본걸 회장(33억원), 구성모 씨(25억원)으로부터 총 311억원을 차입했다.

LF 오너일가 소유의 비상장법인 트라이본즈와 파스텔세상으로 사익을 추구했다는 의혹도 있다.

구본걸 LF 회장 [사진=LF 제공]

아동복사업을 하는 파스텔세상 지배구조는 LF네트웍스→트라이본즈→파스텔세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구 회장 일가가 LF네트웍스 지분 77.2%(나머지 22.8%는 자사주), LF네트웍스가 트라이본즈 지분 100%, 트라이본즈가 파스텔세상 지분 57.12%를 가졌으며 파스텔세상의 나머지 지분 역시 구 회장 일가가 보유해 사실상 100% 오너일가 회사다.

LF는 파스텔세상에 주요 브랜드인 닥스와 헤지스의 키즈 브랜드 서브 라이센스를 내줘 오너 일가의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파스텔세상의 지난해 매출은 1172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불과 3년 만에 67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성원 트러스톤 부사장은 "LF 경영진과의 대화를 순조롭다 아니다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회사에 대한 분석을 발전시켜 주주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