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시공 능력 16위의 중견 건설사 태영건설이 최근 워크아웃설에 휩싸이면서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이날 299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지난달 기준 최고가인 3885원(11/23)과 비교하면 25% 넘게 주가가 하락한 셈이다. 지난 18일에는 52주 신저가인 27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2일에는 주가가 소폭 반등했다. 재야의 투자 고수로 유명한 황순태 삼전 회장이 태영건설 지분 5.25%를 사들인 영향이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설이 나도는 배경은 부동산 PF 우발채무 때문이다.

PF 우발채무는 건설사가 시행사에 대해 보증한 PF 대출을 시행사 부도 등으로 인해 떠안게 되는 채무를 말한다. 부동산 PF는 대규모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의 미래 수익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사업을 진행한다. 시장이 불황일 경우 부채 규모가 막대하게 불어날 수 있다. ​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태영건설의 PF 우발채무는 3조4800억원이다.

태영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하도급을 받은 업체에 대해 지난 9월부터 60일 만기 어음을 통해 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저도 한 달 전부터는 어음 발행이 미뤄지면서 일부 하도급 업체는 태영건설 현장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태영건설 측은 건설경기 악화로 어음을 지급하고 있으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등으로 유동성을 곧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2020년 9월 1일(분할기일) 분할존속회사인 ㈜태영건설과 분할신설회사인 ㈜티와이홀딩스로 분할됐다. 2020년 기준 기준 ㈜SBS미디어홀딩스 외 24개 종속기업은 지배기업의 인적분할로 종속기업에서 제외됐다.​

​태영건설과 그 계열사는 건설사업부문, 레저사업부문, 임대사업부문, 기타사업부문에서 영업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각각 98.22%, 0.47%, 0.44%, 0.85%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사업부문에는 토목환경, 플랜트, 건축, 주택건설 제품 및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 '데시앙'으로 잘 알려져 있다.

레저사업부문에는 자동차 경주장, 호텔, 콘도, 카트 경기장 서비스를 영위 중이다.

임대 사업부문에는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기타 사업부문에서는 자산관리 및 운영 등을 담당하고 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태영건설의 재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478.7% 수준이다. 시공능력평가 35위 내 주요 대형·중견 건설사를 통틀어 부채비율이 가장 높다. ​

​순차입금은 작년 말 1조5877억원에서 올 3분기 ​1조8176억원, 총차입금은 같은 기간 1조9995억원에서 2조4409억원으로 상승했다.

​태영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 2조3891억원, 영업이익 9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2%, 311%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모두 이자 비용으로 충당되는 실정이다. 올 3분기 기준 이자 비용은 1271억원 수준이다.

​신용평가사들은 태영건설의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을 'A-'로 유지하되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하향검토'로, 한국기업평가는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

​태영그룹은 태영건설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태영건설은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에서 4000억원의 장기 자금을 지원받았고, 한국투자증권과 2800억원의 금융조달상품 협약을 체결했다. 최근엔 10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알짜 자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전량(티와이홀딩스 지분 40%·윤석민 태영건설 회장 및 윤재원 블루원 대표 지분 60%)을 사모펀드(PEF) 운용사 KKR에 2400억에 매각하기도 했다. 티와이홀딩스 100% 자회사 평택싸이로의 지분 37.5%도 매각해 600억원을 확보했다.

​아울러 레저 계열사 블루원이 보유한 '블루원 디아너스CC'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장부가액은 토지와 건물을 모두 합쳐 약 2574억원이다.

​태영건설은 포천파워 보유 주식 840만주(보통주 기준 지분율 15.5%)를 264억6000만원에 매각한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태영건설이 보유한 보통주 전량이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태영건설은 이재규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이 부회장은 1946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태영건설에서 40년 가까이 근무했으며, 대표이사에 4번 선임돼 건설업계에서 장수 CEO로 꼽힌다.​

​최근 태영건설은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5년여 만에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건설업계 전체가 PF 우발채무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 속에서 태영건설의 사회적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윤세영 창업회장이 경영 일선 복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1933년생이다. 1973년 태영건설을 창업했고 1990년에는 민영 방송사 SBS를 창립했다. 2019년 3월 아들 윤석민 회장에게 태영그룹 회장직을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

윤 회장은 향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돼 그룹 전체 경영을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 선수 한 마디

올 3분기 기준 태영건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8배(동일업종 0.68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4배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 관계기업인 SBS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2024년 평가 기간 전까지 SBS 외 지분 및 자산을 매각하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지상파방송사업자에 대한 1인 소유 지분을 10%로 제한) 공정자산가액 기준 10조원을 하회할 것이라 내다보기 때문이다"며 "에코비트 지분을 담보해 추가로 대출을 받거나, 비핵심 자회사 및 관계기업 지분을 매각해서 마련한 현금을 태영건설에 대여금으로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를 감안해 태영건설과 티와이홀딩스의 자구 노력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루머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이후 PF 유동화증권 스프레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경계하되 예단하지 않고 회사의 대책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