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들이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는 KT&G 사장 후보 선정 과전 개선에 성과를 얻었으며,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올해도 금융지주 7곳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냈다. VIP자산운용은 삼양패키징을 새로운 타깃으로 삼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은 지난 11일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7개 금융지주에 공개 주주서한을 제출했다.

얼라인은 공개 주주서한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은 위험가중자산(대출) 성장을 명목GDP성장률 이하인 연 2~5% 수준으로 감축하여 더 빠르게 자본비율을 확충하고 50% 수준의 정상적인 주주환원율을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이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국내 은행 이사회는 글로벌 은행과 비교해 학계(37%) 편중이 특징이며, 성별/전문성 관점에서 다양성이 크게 부족하다. 이번 정기주총부터 시작하여 기업 출신/업계경력자, IT/소비자/지배구조 등 다양한 방면의 전문가, 여성 그리고 글로벌/투자 및 자본시장 전문가 등을 후보로 다수 추천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얼라인은 지난 5일 JB금융지주 측에 ▲사외이사 김기석, 정수진, 김동환 ▲기타비상무이사 이남우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이희승 등 이사회 후보 5명을 추천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배구조 전문가, 정보기술(IT) 전문가, 글로벌 투자 전문가, 글로벌 자본시장 전문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또한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을 본떠 여성 후보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라인은 금융지주 측에 “충분한 답변이 없고 약속한 정책을 미준수하는 경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 표결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백복인 KT&G 사장은 지난 9일 이사회에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오른쪽) 백복인 KT&G 사장.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이하 FCP)는 KT&G 사장 후보 선정 투명성 제고에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백복인 KT&G 사장은 지난 9일 이사회에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KT&G는 11일 지배구조위원회를 열고 백 사장을 제외한 사외 후보 14명, 사내 후보 10명, 총 24명을 차기 사장 후보군(롱리스트)으로 확정했다.

이번 KT&G의 사장 선임 절차는 관련 법령 및 정관에 따라 약 3개월에 걸쳐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주주총회 승인’의 3단계로 진행될 예정이다.

KT&G의 이번 사장 선임 절차 변경은 FCP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FCP는 “지난 9년간 백복인 사장이 이끈 KT&G는 매출이 4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주가, 마진은 모두 하락했다. 외형만 성장한 것이다. 이러한 경영 성적으로 3연임이 가능했던 이유는 밀실선거 덕분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번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는 대표이사 단독 후보 추대에 단 11일이 걸렸다. 자격요건도 전현직 임원으로 한정했다. 사장이 있는데 어느 임원이 나서겠냐. 이런 식으로 내외부 경쟁자를 제거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단을 활용한 경영권 세습 의혹은 미제로 남았다.

FCP는 “민영진 전 사장과 백복인 현 사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KT&G 복지재단, KT&G 장학재단 등 각종 재단에 회사 주식을 공짜로 넘겨 주총 때마다 표를 몰아주고 있다. 재단의 지분율은 무려 11%로 국민연금보다 높아 실질적인 최대주주로 볼 수 있다”며 “재단을 이용한 경영권 세습으로 백복인 현 사장의 최측근으로 차기 사장이 결정된다면 민영진 전 사장, 백복인 현 사장 이후 3대 세습으로 악순환을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VIP자산운용)

VIP자산운용은 올해 새로운 주주활동 대상으로 삼양패키징을 선택했다.

VIP자산운용은 지난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삼양패키징의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하며, 자사주 매입·소각을 요구했다.

VIP자산운용은 “주주로서 경영참가의 목적은 없으나 주주환원책 수립 등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수행하고자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목적으로 변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 턴어라운드와 신사업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주가는 상장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이라며 “현재의 현금배당 위주의 주주환원정책이 주주가치 개선 및 주가방어에 전혀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