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의 OCI그룹 중간지주사 편입을 둘러싼 대주주 일가의 내분이 결국 주주총회 표 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편입을 반대하는 대주주 일가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경영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대표는 지난 9일 한미사이언스에 자신들과 이들이 지정한 4명의 후보자 등 총 6명의 한미사이언스 이사를 추가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제안했다. 해당 안건은 발행주식 총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제안한 안건으로 주총에 자동 상정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각자대표이사로, 임종훈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각자대표이사로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두 형제는 한미약품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유상증자 등으로 OCI홀딩스에 편입되기로 결정하자,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신청을 하고 모친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을 중심으로 한 특별관계를 해소해 별도의 특별관계인으로 28.4%의 지분을 확보하며 의결권 싸움을 예고했다.
OCI홀딩스 중간지주사 편입을 찬성하는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대 이를 반대하는 장남 임종윤 사장과 차남 임종훈 대표로 대주주일가가 나뉜 것이다.
모녀와 형제의 지분율 차이는 3퍼센트 포인트로 근소해 양측은 3월 주총을 앞두고 표 모으기에 힘쓸 전망이다.
현재 형제와 그들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28.4%이며 송 회장과 그 특수관계인 지분은 31.9%다.
형제의 경영 복귀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과 국민연금공단(7.38%), 가현문화재단(3.00%), 임성기재단(3.00%), 소액주주(21.00%)의 표심에 달려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형제 측은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은 공익법인으로 현행법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OCI그룹이 대기업집단에 해당되는 만큼 편입을 결정한 한미그룹의 공익법인도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국내총생산 0.5% 이상)의 공익법인은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다만, 해당 법은 계열사 간 중요 안건에 대해 25% 내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예외조항이 있으며 한미그룹은 대기업집단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고(故) 임성기 명예회장의 고교 후배로 알려진 신동국 회장은 현재까지 중립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형제 측은 “금번 행사한 주주제안의 목적은 단순한 이사회 진입이 아니라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지주사와 자회사의 각자 대표이사로 한미약품그룹을 경영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미그룹 측은 “지난 10년간 임종윤 사장은 한미에 거의 출근하지 않았고, 본인이 사내이사로 재임하는 한미약품 이사회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경영권 분쟁 상황을 만들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본인의 다중채무를 해결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