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해보다 경영권 분쟁 관련한 주주제안에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호석유화학과 한국앤컴퍼니, 한미약품 그룹 등 지난해와 올해 경영권분쟁소송 공시가 직전 연도 대비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19일 아주기업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초부터 올 2월 14일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180건의 '소송 등의 제기·신청(경영권 분쟁 소송)' 공시가 등록됐다.

이는 전년동기(148건) 대비 21.62% 증가한 수치다.

연구소는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기업의 경우 주주가 주총에서 이사 선임이나 정관 변경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해당 공시를 일종의 ‘주주 제안 선행 지표’로 볼 수 있다”며 “공시가 증가한 만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주주제안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경영권 분쟁에서 눈에 띄는 점은 대주주 일가 내의 경영권 다툼이다.

최근 한미그룹은 한미사이언스의 OCI홀딩스 중간지주 편입을 찬성하는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대 이를 반대하는 장남 임종윤 사장,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로 대주주 일가로 세력이 나뉘었다.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대표는 지난 9일 한미사이언스에 자신들을 포함한 총 6명의 이사를 추가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제안 해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모녀와 형제의 지분율 차이는 3퍼센트 포인트로 근소해 양측은 3월 주총을 앞두고 치열한 표 모으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롯데알미늄은 국내 기업 최초로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정관에 포함하도록 하는 주주제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지난달 11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롯데알미늄이 회사의 특정 사업부문을 단순·물적분할 방식으로 분할하겠다고 하자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 희석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주주제안을 보냈다.

한국타이어 대주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올해 정기주총에서 재점화될지도 주목받는다.

2020년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에게 보유지분 전부를 물려주자, 지분을 받지 못한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차녀 조희원은 조 명예회장의 성년후견 심판 청구 및 지분 공개매수에 나서며 반발했다.

현재 한국앤컴퍼니 이사 7일 가운데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2인의 임기가 다음 달 만료되는 만큼 이사후보를 추천하는 주주제안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도 눈에 띈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그룹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로부터 주주제안 권리를 위임했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다.

해당 주주제안은 자사주 소각에 관한 정관 변경의 건, 자사주 소각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을 포함하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태광산업에 주주제안을 전달한다.

트러스톤은 “이사회 구성원의 양적, 질적인 보강이 필요하다는 데에 회사와 그 의견을 같이하며, 이를 위해 제안주주는 24년 2월 중 법적 시한 내에 주주제안을 통하여 이사 후보자를 제안하고자 한다”며 “제안된 후보자들이 이사회에 참여하여 회사의 영업상황 개선 및 이사회 중심경영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