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이 내달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이호진 전 회장의 복귀 여부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태광산업을 대상으로 행동주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이하 트러스톤) 역시 이 전 회장의 복귀에 반대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 전 회장은 사면 71일 만인 지난해 10월부터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다시 경찰의 수사망에 올라 복귀가 불확실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22일 <주주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태광산업과 행동주의 펀드 트러스톤은 이호진 전 회장의 복귀에 긍정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반년째 경영 복귀를 하지 않고 있다. 특별사면 2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또 다시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망에 올라 잡음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그는 2018년 횡령·배임과 조세포탈 등 혐의로 징역 3년 형을 확정받아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다. 이후 5년간 취업제한 제약을 받았으나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경영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태광산업의 중장기 대규모 투자 계획 진행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태광그룹은 2022년 12월 향후 10년간 석유화학에 약 6조원, 섬유 사업부에 약 4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장래 사업·경영 계획을 공시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현재 1500억원 규모의 아라미드 섬유 공장 증설 외 뚜렷한 진행이 없으며, 향후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당연히 복귀할 예정이다. 시점이 언제인지는 정확히 답변하기 어렵지만, 빠른 시일 내 복귀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러스톤 관계자 역시 “현재 이 전 회장의 복귀에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다. 이 전 회장은 오너십이 있다. 차라리 복귀해서 (투자계획을) 진두지휘하는 것이 낫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트러스톤은 최근 태광산업에 사내이사 1명과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 2명의 선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보냈다.

올해 초 태광산업 각자 대표이사인 조진환, 정철현 사내이사와 최원준 감사위원의 임기가 종료됨에 따라 안건 상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감사위원이 될 사외이사 안건의 경우 3%룰이 적용돼 트러스톤 측도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법 시행령 제38조에 의해 상장회사가 감사를 선임·해임할 때 대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3%로 제한된다. 소액주주의 감사 선임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태광산업 최대주주 측이 보유한 지분율은 54.53%에 달하지만, 3% 이상의 의결권을 가진 이 전 회장, 이원준 씨, 일주세화학원, 티알엔의 의결권이 각각 3%로 제한되면 태광산업 최대주주 측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13.24%로 줄어든다.

지난 16일 기준 트러스톤의 태광산업 지분율은 5.80%이며 지난해 9월 말 기준 소액주주 지분율은 13.16%다.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최대주주 측 지분을 제외한 표심 과반수가 트러스톤을 향했다.

트러스톤 관계자는 “올해는 공개 주주제안을 하지 않고 회사 측에만 주주제안을 전달했다. 현재 회사와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