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부천캠퍼스 전경. (사진=DB하이텍)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와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힘을 합치기로 했다. 이사회 정원을 제한하는 정관 변경의 안을 부결시키고, 각자 안건으로 올린 감사위원 후보를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DB하이텍 이사회는 오는 28일 열리는 제71기 정기주주총회에 이사의 수에 상한을 두는 정관변경 안을 상정했다. 이사의 수를 기존 ‘4인 이상’에서 ‘4인 이상 8인 이하’로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안이 통과되면 이번 주총에서 선임될 수 있는 주주제안 감사위원 후보는 1명으로 제한될 전망이다.

DB하이텍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현재 이사회 멤버 6인 중 임기가 만료되는 1인을 재선임하고, 이상기 DB하이텍 기술개발실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을 상정했다.

회사가 상정한 이사 선임안이 모두 통과된다면 이사회 구성은 7인이 된다. 정관상 남는 이사회 의석 수는 한 자리다.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주주제안 감사위원 후보 2인이 경쟁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주주총회에는 소액주주연대가 주주제안한 ▲주주총회 권한에 자기주식 소각 결정 권한을 포함하는 정관 변경의 건 ▲자사주 272만6653주 소각의 건 ▲감사위원 한승엽 선임의 건 등과 KCGI가 주주제안한 ▲감사위원 윤영목 선임의 건 등이 상정됐다.

이에 소액주주연대와 KCGI는 연합 노선을 결성했다. 이사의 수를 제한하는 정관 변경안을 부결시키고 서로가 제안한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한 것이다.

KCGI는 이사의 수를 조정하는 정관일부 변경의 건을 기권하거나 반대하고, 연대가 상정한 주총 권한에 자사주 소각권을 포함하는 정관 변경의 건에 찬성하기로 했다. 연대 측이 제안한 자사주 소각과 한승엽 감사위원 선임안도 모두 찬성할 예정이다.

연대 역시 KCGI가 상정한 윤영목 감사위원 선임안에 찬성하기로 했다.

이번 주총에서 KCGI의결권 지분은 1.42%로 예상된다. KCGI는 지난해 3월 DB하이텍 지분 7.05%를 매입한 뒤, 배당락일 이후인 같은 해 12월 28일 DB Inc.에 지분 5.63%를 블록딜 형식으로 매각했다.

원래 올해 정기 주총 의결권은 지난해 12월 26일 배당락일을 기준으로 정해지지만, KCGI는 블록딜 당시 DB Inc.와 ‘의결권 불통일행사’를 계약상 조건으로 넣어 지분과 의결권을 함께 넘긴 것으로 알려진다.

DB하이텍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지분은 23.41%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 6일 기준 DB하이텍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17.78%다. DB Inc. 12.39%, DB생명 0.78%, DB김준기재단 0.62%, 김준기 3.60%, 김주원 0.39%, 유세종 0.01% 등이다. 여기에 DB Inc.가 KCGI로부터 넘겨받은 지분까지 더해질 예정이다.

12일 기준 소액주주연대가 보유한 지분율은 3.8%다.

연대는 “20~30%까지 지분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작년에는 10~12% 수준의 의결권을 수거했다. 올해는 기관, 외국인, 국민연금의 찬성을 받을 수 있는 안건으로 구상해, 물적분할 사건에 비해 더 많은 지분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