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동서그룹 오너가 2세인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퇴임하면서 승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동서그룹 창업자 김재명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 회장은 회장직에 복귀한 지 1년 만에 퇴임했다.
앞서 2014년엔 김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상헌 고문이 지주사 격인 동서의 회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3세의 지분 취득도 동시에 이어지면서 3세 승계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김상헌 고문의 장남인 김종희 동서 부사장의 지분은 14.14%다. 김성수 회장의 아들인 김동욱 씨는 3.17%, 김현준 씨는 2.8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서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67.80%에 이른다.
동서는 15일 기준 시가총액 1조 7,527억원으로 코스피 161위를 기록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동서는 동서그룹의 지주사격으로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다.
비상장 계열사 동서식품, 동서유지, 동서물산, 동서음료 등 7개 핵심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고 있다. 지분은 각각 50%, 50%, 62.5%, 66%를 보유 중이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식품사업부문이 51.4%, 제조부문 25.9%, 구매수출부문 20.9%, 자산임대 등 기타부문이 1.8%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동서의 주력 계열사인 동서식품은 동서와 미국 식음료 회사인 몬델리즈가 지분 절반씩을 보유한 합작사다.
1976년 커피믹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후 국내 믹스커피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프리미엄 제품 전략으로 전환하고 캔커피 '맥심 T.O.P', 인스턴트 원두커피 '맥심 카누', 프리미엄 홍차 브랜드 '타라' 등을 출시했다.
식품 영역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오레오'와 이보다 두께가 43%가량 얇은 '오레오 씬즈' 두 제품군은 국내 샌드류 비스킷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는 캡슐 커피를 새 성장 엔진으로 삼고 외형확대에도 나섰다. 동서식품은 작년 2월 프리미엄 캡슐커피 브랜드 '카누 바리스타'를 출시한 바 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동서는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27억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7231억원을 보유했다. 차입금보다 현금성자산이 많기 때문에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7203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4.4% 수준이다.
공고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만큼 앞으로도 외부자금을 조달한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4897억원, 영업이익은 43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463억원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높은 이유는 주요 계열사 동서식품의 고배당 때문이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동서그룹은 형인 김성헌 동서 고문과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형제경영'으로 이끌어 왔다.
동서그룹 오너가는 외부 활동이 적은 은둔형 CEO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가족회사로 고배당을 통해 승계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 선수 한 마디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서 동서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84원을 기록해 1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로 올라섰다.
동서그룹의 주요 사업은 원재료의 수입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환율, 국제 원자재 가격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동서식품에 따르면 국내로 수입되는 원두 중 40%가량을 동서식품이 구입하고 있다.
국내 식품시장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해외 수출에서 돌파구를 찾는 추세다. 하지만 동서그룹의 주요 수익원인 믹스커피의 경우 몬델리즈와의 수출금지 조항으로 수출이 불가한 상태다.
동서그룹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는 가운데 회사는 캡슐시장 재도전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중 커피는 유일하게 성장이 지속되는 시장"이라며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캡슐커피 시장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