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이 HD현대중공업 주식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한 가운데 이번 블록딜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 주식 266만3000주를 3496억5190만원에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처분가는 1주당 13만1300원으로, 할인율은 5~7%가 적용됐다.
통상 블록딜이 발생하면 주가가 하락한다. 현 주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면서 시장에서는 그만큼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주가가 고점이라는 의미로 해석돼 주가에 악재로 여겨진다.
실제로 HD한국조선해양의 공시 이후인 17일 HD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3% 하락한 13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는 주식의 유통물량 확대 및 거래 활성화를 목적으로 블록딜을 단행한다고 공시했다.
HD현대중공업의 발행주식 총수는 877만주로, 블록딜 이전 HD한국조선해양의 지분율은 78.02%다. 따라서 유동주식의 총수는 현저히 낮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블록딜 이후 HD한국조선해양의 HD현대중공업 지분은 75.02%로 줄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이번 블록딜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의 한 주주는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이 40% 가량이라고 볼때 나머지 지분은 주가가 상승했을 때 또다시 대주주가 팔아치울까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블록딜은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질 수 있기 때문에 주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며 "하지만 기업입장에선 투자 자금을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적인 지분 매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턴어라운드가 시작되는 구간이기 때문에 주가가 오버슈팅(과도한 주가 상승)했다는 판단으로 블록딜을 단행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추가적인 지분 매각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주가의 충격을 줄 수 있는 연내 추가 매각은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