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최근 미국 생물보안법 입법이 가속화하면서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에스티팜이 주목받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각) 생물보안법안이 미국 하원 상임위원회인 감독 및 책임 위원회를 통과했다.
생물보안법은 중국 바이오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중국 바이오 기업이 수집한 미국 환자에 대한 데이터가 중국 공산당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발의됐다.
생물보안법은 규제 대상 우려 바이오기업을 A, B, C 그룹으로 분류한다. 가장 위험도가 높은 A그룹에는 중국 우시앱텍·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의약품 CDMO 기업들이 포함됐다.
미국 바이오기업들은 오는 2032년 1월 1일까지 이들 기업과 기존 계약을 종료해야 한다. 기존 중국 수주 물량이 국내 CDMO 기업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국내 CDMO 기업들이 미국 바이오 기업의 대체 파트너사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미국 FDA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인증 여부, 생산 능력, 글로벌 기업 수주 경험 등이 거론된다. 에스티팜은 이 조건에 모두 부합한다는 평가다.
에스티팜의 주가 역시 올 초 대비(1/19) 대비 50% 가량 오르는 등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에스티팜은 동아쏘시오그룹의 원료의약품(API) CDMO(위탁개발생산) 계열사다. 주요 사업은 CDMO 부문과 자체신약 개발 부문으로 나눠진다. 신사업으론 mRNA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 1위, 글로벌 3위 내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제조 CDMO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리고는 DNA와 RNA를 구성하는 분자인 뉴클레오타이드를 여러 개 결합한 고분자 물질이다. 주로 RNA 치료제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는 올리고핵산 치료제가 희귀질환에서 만성질환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원료의약품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회사는 2018년 6월 올리고 전용 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2020년 8월에는 307억원 규모의 1차 추가 증설을 결정했다.
2020년 10월에는 글로벌 제약사의 무상지원을 포함한 2차 추가 증설 계약을 완료했다. 이는 국내 CDMO 역사상 최초의 Dedication(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전용 라인화 하는 것) 사례라고 사측은 설명했다.
에스티팜은 신약 개발도 추진 중이다.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은 에이즈치료제 STP0404와 대장암 치료제 STP1002다.
올 1분기 기준 TP0404는 미국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 STP1002는 최근 미국 임상 1상 투약을 완료했다.
mRNA 백신 및 신약 개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코로나19 원형 바이러스를 타깃으로 한 STP2104는 한국과 남아공 임상1상을 완료한 상황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이사 사장 [사진=에스티팜]
에스티팜은 김경진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김 사장은 1963년생으로 서강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같은학교 화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화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호프만 라 로슈(Hoffmann-La Roche) R&D 센터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에스티팜 합성1연구부장(상무), 에스티팜 연구소장(전무)을 역임했다.
김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성공에 이어 mRNA 플랫폼 기술을 이용한 두 번째 성장 엔진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신약 개발 부문에서 성적이 다소 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스티팜이 동아쏘시오그룹 편입 이후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를 낸 것은 지난 2021년 비알코올 성 지방간염 (NASH) 치료제를 국내 바이오텍에 기술이전한 것이 마지막이다.
핵심 파이프라인 중 임상 2상 단계에 진입한 신약이 1개 밖에 없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신약 개발은 소요되는 개발자금이 규모가 크고, 중도실패의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경기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경우 투자자금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 CDMO 사업 경쟁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주요 의약품 CDMO 기업들은 대부분 미국에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량 규모의 CDMO 기업일수록 유럽, 중국, 남미 등 세계 각지에 사업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에 따라 에스티팜을 비롯한 올리고 원료의약품 CDMO들이 모두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 선수 한 마디
서미화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생물보안법 초안에는 32년까지 중국 기업과 기존 계약을 종료하기를 희망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우시앱텍 및 우시바이오 고객들이 새로운 CDMO 기업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2023년까지는 8년의 시간이 남았으나, 생산 및 허가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CDMO 변경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RNA 시장은 2025년 하반기부터 다시 주목받을 전망이며, 에스티팜은 RNA 치료제 시장확대의 대표적인 수혜주다"며 "에스티팜의 생산 능력은 지난해 대비 2026년 2배로 확대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