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몽래인 소액주주들이 아티스트유나이티드를 대상으로 신주발행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지난 3월 제3자배정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경영 참여에 난관을 겪어 최근 법원에 임시주총소집허가 신청을 낸 상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래몽래인 소액주주 신모씨 외 11인은 지난 14일 이정재,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콘텐츠 제작사 위지윅스튜디오 박인규 대표, 래몽래인 김동래 대표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신주발행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소액주주들은 지난 3월 이뤄진 제3자배정유상증자가 ‘제3자배정의 경우 신주는 발행주식의 40%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정관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앞서 래몽래인 이사회는 지난 3월 12일 약 289억원 규모의 신주 292만440주를 제3자배정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증자전 발행주식총수의 42% 수준이다.

대상자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 181만2688주, 이정재 50만3524주, 박인규 50만3524주, 케이컬쳐제1호 조합 10만704주다. 이들은 지난 3월 20일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했다.

지난 3월 26일 기준 래몽래인의 새로운 최대주주에 오른 아티스트유나이티드와 특별관계자 4인의 지분율은 39.55%다.

이사회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이사회에서 의장을 맡은 김동래 대표는 “의장은 상기 의안을 상정하며 목적사업 수행, 재무구조 개선, 긴급한 자금조달 등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고, 유동성 확보를 위한 운영자금의 조달 방법으로 유상증자의 필요성을 설명한 후 유상증자를 통하여 달성할 수 있는 회사 경영상의 목적, 유상증자 필요성 및 필요한 자금의 규모, 유상증자에 소요되는 시간, 증자된 자금의 사용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정관 제10조 2항에 의거하여 아래의 발행 조건으로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하는 것이 위 목적을 달성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당시 출석한 이사는 의장이자 대표이사인 김동래와 사내이사 윤희경, 사외이사 박근수, 김창옥, 기타비상무이사 조성완, 김재훈, 이태성, 감사 용응규 등 총 8인이다.

(좌) 김동래 래몽래인 대표이사. (우) 배우 이정재. 이정재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최대주주다. (사진=래몽래인, 아티스트컴퍼니)

하지만 지난 5일 최대주주인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회사를 상대로 법원에 임시주주총회소집허가를 신청하고, 김동래 래몽래인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지며 경영권을 둘러싼 잡음이 드러났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린은 공식입장문을 내고 "김 대표는 투자자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정당한 권리인 임시주주총회 개최 요청을 무시하며 투자자들의 경영 참여를 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두 달여간 인내심을 가지고 김 대표와 수차례 협의하며 해당 상황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김 대표는 결국 신의를 저버리고 갈등을 증폭시켰다. 이러한 김 대표의 행위는 회사의 원활한 경영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회사 주주들의 이익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래몽래인의 임시주주총회를 신속히 개최하고 신규 이사진을 선임해 하루빨리 경영진 교체와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양측 회사와 양측 주주의 이익을 지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래몽래인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신주인수를 조건으로 한 경영권 양수도 약정에서 불공정한 조항 및 회사 정관에 위배되는 내용이 발견됐고, 약정의 전제 조건도 인수자의 설명과 다르게 성립하지 않았다"며 "래몽래인은 국내 대형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하자를 치유하기 위해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과 지속적으로 혐의를 시도하고 있다. 래몽래인은 주주와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신청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김동래 래몽래인 대표는 지난 10일 입장문을 통해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이 투자 전 논의되었던 내용과는 달리 래몽래인의 자금을 이용하여 현재 거래정지 상태인 엔터 상장사를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며 “저를 포함한 현 경영진은 래몽래인의 본업에서 벗어나는 상장사 인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반박문을 통해 “김동래는 아티스트 측이 래몽래인을 다른 기업 인수를 위한 껍데기로 활용하는 것이라는 중상모략을 하고 있다”며 “래몽래인은 컨소시엄의 구성원으로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에 불과하고, 래몽래인의 자금 사용 여부나 그 규모는 확정된 것이 없어 지난 5월 중순경 래몽래인을 컨소시엄 구성원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인수에 나섰던 엔터 상장사는 초록뱀미디어다. 드라마 제작사 초록뱀미디어는 지난해 7월 전 임원의 배임 혐의 등을 이유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돼 거래정지됐다.

이에 초록뱀미디어는 매각절차에 들어갔으며 지난 4월 7곳의 원매자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접수받았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역시 컨소시엄을 구성해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나, 본입찰에는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래몽래인은 해당 컨소시엄에서 빠진 상태다.

한편, 초록뱀미디어는 최근 사모펀드 큐캐피탈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경영권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