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양증권 본사 사옥 전경. (사진=한양증권)
한양증권의 새 대주주 후보로 행동주의 펀드 KCGI가 떠오르자, 주주환원 확대 기대로 한양증권 주가가 급등했다. 대주주인 한양학원 등은 지난 2일 KCGI를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KCGI가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을 통과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이런 가운데 배당 확대 가능성에 한양증권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양증권 보통주와 우선주는 각각 1만6970원, 3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일 대비 보통주는 8.92%, 우선주는 119.21% 올랐다. 보통주는 5일 장중 전 거래일 대비 24.58%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특히 우선주는 국내외 자본시장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쇼크로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무려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2일 1만4370원이었던 한양증권 우선주는 8일 4만원 초반까지 치솟았다. 약 200% 상승이다.
한양증권 대주주가 행동주의 펀드인 KCGI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자 주주환원을 확대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배당금이 더 많은 우선주 상승 폭이 더 가파른 이유다. 한양증권은 최근 2년 연속 보통주 결산배당 800원, 우선주 결산배당 850원을 결정했다. 지난해 시가배당율은 각각 8.2%, 6.8%에 이른다.
앞서 한양증권은 지난 2일 최대주주가 지분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KCGI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양증권 대주주인 한양학원과 백남관광, 에이치비디씨는 보유지분 376만6973주(지분율 29.6%)를 주당 6만5000원, 총 약 2448억원에 KCGI에 매도할 계획이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KCGI가 선정된 과정이 불투명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양학원 이사회는 지난달 9일 한양대와 한양대병원 등의 재정난을 이유로 보유하고 있는 한양증권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산하 건설사인 한양산업개발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자금 경색도 배경으로 꼽힌다.
문제는 한양학원이 교육부 승인을 받은 지 하루만인 지난달 24일 주관사도 없이 속전속결로 입찰 제안서 수령을 마감했으며, 비슷한 입찰가를 제출한 LF가 아닌 KCGI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의구심을 자아낸다는 점이다.
게다가 한양학원과 김종량 이사장은 자금난에도 지분전량을 팔지는 않아 업계의 물음표는 더욱 커졌다. 한양학원과 김 이사장은 매각 후에도 한양증권 지분 9%의 2대주주로 남는다.
현재 한양증권 실소유주는 한양학원 설립자 일가다.
지난 3월 말 보통주 기준 한양증권 최대주주는 한양학원(16.29%)이며 그 외 특수관계인 백남관광(10.85%), 에이치비디씨(7.45%), 김종량 이사장(4.05%), 김종식(0.67%), 김명서(0.57%), 김명희(0.57%),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0.54%) 등을 합한 지분율은 40.99%다.
특수관계인 김종량 이사장, 김종식, 김명서, 김명희는 모두 한양학원 설립자 고(故) 김연준 박사의 자녀들이다. 이 가운데 김종량은 장남으로 현재 한양학원 14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백남관광 지분은 한양학원과 에이치비디씨가 반반가량 나눠 가지고 있다. 에이치비디씨는 대한출판 자회사다. 대한출판은 에이치와이코퍼레이션, 김종량 이사장, 김종식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이에 업계는 당초 KCGI를 내정자로 두었으며, 둘 사이에 파킹딜(Parking deal)이 있을 수도 있단 의혹을 내놓고 있다.
파킹딜은 나중에 지분을 되산다는 조건(콜옵션)을 달아 매각하는 것으로, 사실상 경영권 매각이 아닌 대출의 성격에 가깝다.
파킹딜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금융회사의 경우 실제 경영권을 행사하는 주체가 불분명해 추후 금융 관련 법을 위반할 소지가 높다.
이에 관해 강성부 KCGI 대표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전까진 인터뷰가 어렵다"고 밝혔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한양학원이 매각 주체라 한양증권이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전했으며, 한양학원은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