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 거품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SK네트웍스가 AI사업 투자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SBVA(에스비브이에이)'가 1억3000만달러 규모로 새롭게 결성하는 '알파 인텔리전스 펀드'에 3000만달러(한화 약 401억7300만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펀드 참여사 중 두 번째로 많은 출자금이다.

알파 인텔리전스 펀드는 SBVA가 전문성을 지닌 AI, 로보틱스, 딥테크 분야의 유망한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SK네트웍스는 이번 펀드 참여를 통해 투자 검토 초기 단계부터 운용사와 협력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SBVA가 글로벌 시장에서 구축한 인프라부터 앱까지 전 영역에서의 AI 스타트업 포트폴리오와 네트워크를 활용할 뿐 아니라, 이번에 새롭게 더해지는 AI 유망 스타트업과 전략적 파트너십, 기업 인수 등 신규 성장 동력 발굴 기회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AI는 올초 인공지능(AI) 중심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2026년까지 영업이익을 작년의 약 3배인 7000억원 수준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중장기 목표도 제시했다.

이미지는 생성형 AI ChatGPT 4o을 통해 생성한 'AI투자 가속화하는 SK네트웍스' [이미지 편집=박소연 기자]

SK네트웍스가 추진하는 AI컴퍼니로의 전환은 AI 투자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주요 자회사를 기점으로 전사적인 AI 기반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추진 중이다.

주요 자회사를 살펴보면 SK매직은 올해 신설한 AI 조직을 바탕으로 'AI 웰니스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AI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펫, 실버케어, 헬스케어 등 영역에서 AI 신규 제품과 서비스를 도입한다.

데이터 관리 기업 엔코아는 다양한 파트너들의 AI 도입을 돕는 'AI 파워하우스 기술 기업'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아울러 워커힐은 K-컬처와 AI 기술을 결합한 차별화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올 연말쯤 SK매직에서 AI를 결합한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워커힐은 단순히 숙박만 한다기보다 호텔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이라며 "이번 펀드 투자 또한 AI 관련 사업 기회나 전략적 협업에 관한 부분을 계약에 반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AI 거품론이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SK네트웍스는 사업 방향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AI 거품론이 대두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비롯해 국내 기업들도 AI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투자금 대비 낮은 수익성에 의구심에 제기되면서 한 때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영향을 받기도 했다.

대기업 공시를 분석하는 리서치 플랫폼 '아리즈'가 최근 포춘 선정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81개 기업(56.2%)이 연례 사업보고서에서 AI를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는 2022년 49개(9.8%) 대비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SK그룹의 기조 역시 AI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6월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2026년까지 AI와 반도체 등 미래사업에 8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SK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ICT위원회 산하에 'B2B AI 협의회'에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C&C와 더불어 속해있기도 하다.

유명상 SK텔레콤 사장은 19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24 이천포럼에서 “AI 골드러시 때 SK그룹 멤버사 역량을 결집해 AI 반도체와 서비스, 인프라 분야 기회를 빠른 속도로 잡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올 초에 밝힌 AI컴퍼니로의 전환 방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