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세 번째 상장도전에 나선다. 최근 기업공개(IPO)에 나선 회사들이 속속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 소식을 알리며 IPO 시장에 훈풍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다만, 올 1분기 업비트 예치금 관련 이자비용 상승 등으로 케이뱅크의 수익성이 악화돼, 원하는 몸값(시가총액)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9일 주요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입찰 제안서(RFP)를 발송했다. 케이뱅크는 다음 달께 주관사단을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기업공개(IPO)를 두 차례나 엎었다. 모두 공모가가 문제였다.
케이뱅크는 상장 첫 시도인 지난 2022년 시가총액으로 8조원을 기대했지만, 카카오뱅크의 주가 하락으로 기대 시가총액이 4조원 수준으로 떨어지자, 상장예비심사 효력이 만료될 때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어 지난해 2월 시가총액을 최대 5조원 수준으로 낮추고 공모 절차까지 진행했으나, 주문이 공모가 희망밴드(9500~1만2000원) 하단 미만으로 몰리자 같은 해 10월 철회 신고를 냈다.
케이뱅크는 최근 IPO 시장에 훈풍이 불자, 원하는 시가총액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재도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최고의 가치로 오는 2026년 7월 이전에 상장한다는 대전제를 기반으로 재무적 투자자(FI)들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 (최적의 가치는) 작년에 나온 공모가 밴드를 참고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상장한 기업 6곳 중 4곳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각 회사의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원일티엔아이 165.9%, 나우로보틱스 126.4%, 이뮨온시아 108.3%, 바이오비쥬 101.9% 등이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7월 (의무보유확약과 관련한 우선배정제도와 가점 확대, 정책펀드 의무보유확약 확대 등) 규제 시행 이전 단기 차익 실현을 위한 수요가 이어지며,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의 하락 반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IPO 시장의 투심 회복과는 별개로, 케이뱅크의 실적 악화는 IPO 승패의 변수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감소한 은행이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61억원으로 전년동기(507억원)대비 68.2% 감소했다.
업비트 예치금에 대한 이자비용이 늘었으며, 이자수익의 증가세가 이자비용의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하며 순이자이익이 오히려 줄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7월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업비트에 예치된 고객 자금에 대해 기존 연 0.1%가 아닌 연 2.1%의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수신 잔액은 27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 넘게 늘었지만, 대출잔액은 16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케이뱅크의 이자비용은 167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3% 늘었지만, 이자수익은 275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순이자이익은 108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 줄었다.
한편, 케이뱅크는 사업 다각화 등으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앞선 케이뱅크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 등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