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 하향 기준 등 건전성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한화손해보험과 미래에셋증권이 완화된 기준을 충족시키며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제11차 정례회의를 통해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의 권고 기준을 현행 150%에서 130%로 완화하는 ‘보험업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의결해 즉시 시행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을 원가부채-시가부채 금액의 80%로 하향하는 조건도 올해 기준 기존 킥스비율 190%에서 킥스비율 170%로 완화했다. 하향 조건은 올해 킥스비율 170%에서 매년 10%포인트씩 인하돼, 2029년 킥스비율 130% 이상인 보험사에까지 적용될 전망이다.
비상위험준비금 환입요건에서 당기순손실과 보험영업손실 요건도 삭제됐다. 비상위험준비금은 보험사의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계상되며, 일정 기준 이상 적립 시 일부를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환입할 수 있다. 기존 환입요건은 당기순손실, 보험영업손실, 예정대비손해율 초과라는 세 가지 요건을 동시에 충족하도록 하는 등 엄격했다.
규제완화로 올해 배당 재개가 기대되는 보험사는 한화손해보험과 미래에셋생명이다.
한화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기준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은 182.5%다. 이 회사는 캐롯손해보험 합병 후에도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 하향 조건인 킥스비율 17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인 3823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배당을 하지 못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킥스비율은 173.8%(경과조치 전)로 지난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 하향 기준이었던 킥스비율 200%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손해보험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1조 7900억원에 이른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연말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비율이 80%로 줄어들면 약 2000억원 수준의 배당가능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선은 긍정적 영향요소”라며 “세부적 영향을 검토 중이다. 회사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경영 철학에는 변함이 없다. 제도 변경 대응과 이익증대를 통해 배당 이익을 최대한 빠르게 확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생명도 올해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을 덜 전망이다.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기준 킥스비율은183.3%다.
앞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9923억원에 이르는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으로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킥스비율은 192.4%였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작년에는 배당가능이익이 없었다”며 “아직 상반기도 끝나지 않아 배당을 할수 있는지 논하기는 이르지만, 여러 가지 기준이 완화돼 배당 여력이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