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점화된 가운데 지주사 콜마홀딩스가 오랜 기간 이어온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상태에서 벗어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콜마홀딩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81% 오른 1만77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가 반등하면서 PBR은 1.01배를 돌파했다.
이날 주가 상승은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가 친오빠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을 상대로 대전지방법원에 낸 위법행위 유지 등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이 다음 달 2일로 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나타났다. 앞서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가처분을 제기한 데 대한 대응이다.
경영권 분쟁은 지난 18일 윤동한 콜마그룹 창업주가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본격화됐다. 당시 주가는 하루 만에 30% 가까이 급등한 바 있다.
PBR은 주식 한 주의 가격이 해당 기업의 순자산 가치(장부가치)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PBR 1배 미만은 시장이 해당 기업을 장부가치보다 낮게 평가하고 있음을, 1배를 초과하면 장부가치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부나 거래소는 PBR 1배를 기업가치 정상화의 기준선으로 간주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까지 콜마홀딩스의 PBR은 0.53~0.72배 수준에 머물렀다. 콜마비앤에이치, 콜마파마 등 우량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장기간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가 지속된 셈이다.
하지만 단기적인 주가 급등과 PBR 반등이 실질적인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지기 위해선 추가적인 후속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확대, 지배구조 개선과 같은 주주친화적 전략 없이는 일시적 이슈로만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슷한 전례로 비철업체 고려아연이 거론된다.
지난해 9월 지주사 영풍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를 추진하면서, 오랜 동업 관계였던 두 집안 간의 갈등이 본격화됐다. 이후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전략을 펼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27일 기준 고려아연의 PBR은 2.09배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