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해운사로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HMM이 2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등 대규모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 역대급 자사주 소각이 향후 HMM에 매각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M은 2조1432억원 규모 자기주식을 취득해 소각할 예정이다. 자사주 매입은 이달 18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공개매수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2만6200원으로, 이날 한국거래소 정규장에서의 종가(2만2100원)보다 4100원(18.6%) 높다. 취득 예정 주식 수는 8180만1526주로, 전체 발행주식(10억2503만9496주)의 8%에 해당한다.
회사측은 "공개매수 응모주식 수가 취득예정 주식수를 밑돌 경우, 공개매수 응모주식을 전량 매수할 예정이고, 취득예정 수량을 초과할 경우엔 취득예정 수량만큼 안분비례해 매수하겠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HMM은 매입한 주식을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소각 예정일은 9월 24일이다.
앞서 HMM은 올 1월 주주환원 확대 방침이 담긴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향후 1년 내(작년 결산배당 포함) 2조555억원 이상의 주주 환원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2024년 결산배당으로는 5286억원을 지급했다. 이번 자사주 소각과 결산배당을 더하면 당초 계획을 다소 웃도는 규모의 주주환원이 이뤄지게 된다.
HMM의 자사주 매각을 위한 공개매수에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참여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산업은행은 36.02%, 해양진흥공사는 35.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규모 자사주 소각으로 HMM의 매각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소각된 지분만큼 인수 희망자가 사들여야 하는 물량이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측은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주환원 조치일 뿐 HMM 경영권 매각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편, HMM은 올 상반기 매출 5조4774억원, 영업이익 847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9.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5.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