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대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무죄를 확정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3% 넘게 상승한 반면, SK하이닉스는 골드만삭스의 부정적인 분석 보고서 영향으로 9% 가까이 급락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09% 오른 6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만6800원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날 대법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 등과 관련된 이재용 회장의 19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확정했다. 이로써 이 회장은 2015년 합병 이후 약 9년간 이어져 온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그래픽=챗GPT]

시장에서는 이번 판결이 중장기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및 인수합병(M&A) 등 미래 전략 추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이날 8.95% 하락한 26만9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2026년, HBM 과속방지턱(HBM Speed Bump in 2026)'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며,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낮은 31만원으로 제시했다.

보고서에서는 “2026년에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가격이 처음으로 하락할 수 있다”며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가격 주도권이 고객사로 넘어가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HBM 및 전통적인 D램 부문에서의 중기적인 수요 확대와 가격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