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애경산업 지분 인수 후보가 추려지면서 애경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애경케미칼의 주가가 상승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애경케미칼은 전 거래일 대비 16.62% 오른 1만22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애경산업 매각 주관사 삼정KPMG는 예비입찰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이들 중 숏리스트 4~5곳을 선정해 개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숏리스트에는 태광그룹을 비롯해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PE) 등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그룹은 유동성 위기와 재무구조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그룹의 모태이자 알짜 사업인 애경산업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약 63%가 매각 대상이다.

애경그룹은 제주항공과 AK플라자 등 계열사의 적자 지속으로 그룹 전반의 재무가 악화됐다. 특히 2024년 말 제주항공 참사 이후 유동성 우려가 더욱 커졌고, 주가 하락으로 담보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추가 증거금 요구(마진콜) 위험도 높아졌다.

애경산업 매각이 진행될 경우 애경케미칼 등 다른 계열사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신규 투자 확대 및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애경케미칼은 가소제, 합성수지, 생활화학, 바이오&에너지 사업 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1분기 기준 각 사업부문의 매출 비중은 각각 47%, 16.3%, 23.8%, 11.8%다.

가소제 사업부문은 시트, 도료, 바닥재 등에 사용되는 가소제와 무수프탈산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KPIA)가 2024년 6월 발행한 ‘석유화학편람’에 따르면, 애경케미칼은 울산 공장에서 연간 21만 톤 규모의 무수프탈산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전체 생산능력(27만 톤)의 약 77.8%에 해당한다. 나머지는 OCI가 포항 공장에서 생산한다.

합성수지 사업부문은 건축, 산업재, 자동차, 목공, 섬유, 플라스틱, 금속 등에 사용되는 복합소재, 코팅용 수지, 폴리우레탄(PU) 등을 생산한다.

주력 제품인 불포화 폴리에스테르 수지와 코팅용 수지는 시장 특성상 정확한 시장 점유율을 알 수 없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공급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소시아네이트 경화제의 경우, 애경케미칼이 국내에서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다국적 기업들과 경쟁하는 가운데 국내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생활화학 사업부문은 계면활성제와 정제 글리세린 등을 제조한다.

주력 제품인 음이온 계면활성제 시장의 정확한 점유율은 알 수 없지만, 대표적인 음이온 계면활성제인 LAS와 SLES는 미원상사, LG생활건강 등을 제치고 국내 1위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바이오&에너지 사업부문은 바이오디젤, 바이오중유, 하드카본 등을 생산한다. 애경케미칼의 석유 대체 연료(바이오디젤, 바이오중유) 제조능력은 연간 45만 KL이다.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아라미드 섬유의 핵심 원료인 TPC를 연간 1만5,000톤 규모로 생산하는 공장을 착공해 내년 초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SIB)용 음극재의 주요 소재로 쓰이는 고성능 하드카본 개발에도 성공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표경원 대표이사 [사진=애경케미칼]

애경케미칼은 표경원 대표이사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1971년생인 표 대표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MBA 과정을 마쳤다.

노틸러스효성 대표이사, 효성티앤씨 대표이사, 애경유화 CFO, 애경화학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표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은 지난 1월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 2만4000주를 장내 매수하기도 했다.

그는 2025년 신년사에서 “회사의 미래에 크게 기여할 TPC와 하드카본 사업에 좀 더 속도를 낼 예정”이라며 “우리가 노력한 것을 결과로 만들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화학 업계 전반의 공급 과잉, 글로벌 경기 부진, 중국발 저가 공세 등으로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애경케미칼의 영업이익은 2022년 951억원, 2023년 451억원, 지난해 155억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애경산업은 SK케미칼과 함께 '가습기메이트' 제품의 유해성 논란에 휘말려 있다. 이 여파로 그룹의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가 훼손돼 장기적으로 매출과 기업가치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주체인 애경산업이 매각될 경우, 해당 이슈가 해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