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연구원이 지난 5년간 축적한 인공지능(AI) 기술력을 바탕으로 구축한 '엑사원(EXAONE) 생태계'를 선보였다. 모델부터 응용 서비스, 하드웨어 환경까지 모두 포함된 풀스택 AI 전략이다.
2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LG AI연구원은 자사의 핵심 기술인 엑사원을 중심으로 한 산업 적용 사례와 비전을 공개했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하고, AI 모델 개발을 넘어 다양한 산업 현장 적용을 통해 범용성과 전문성을 모두 갖춰 나가며 글로벌 파트너사와 함께 AI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정밀 의료부터 문서 해석까지… 다층화된 ‘엑사원 4.0’ 체계
이홍락 공동 연구원장 겸 최고AI과학자(CSAI)는 이날 발표에서 최근 공개된 ‘엑사원 4.0’, ‘엑사원 패스 2.0’, 그리고 ‘엑사원 4.0 VL’(Vision-Language) 모델을 중심으로 LG AI연구원의 최신 AI 라인업을 소개했다.
‘엑사원 4.0’은 일반 언어 능력과 고난도 추론 역량을 결합한 국내 최초의 하이브리드 AI 모델이다. 특히 ‘패스 2.0’은 유전자 변이를 예측하는 병리 AI로, 기존 2주 이상 걸리던 진단을 1분 이내로 단축시킨 점이 주목받았다.
더불어 처음으로 공개된 ‘엑사원 4.0 VL’은 전문 문서, 이미지, 심지어 분자 구조식까지 해석 가능한 멀티모달 AI 모델이다. LG AI연구원에 따르면, 이 모델은 메타(Meta)의 Llama 4 Scout보다 높은 성능을 기록했으며, 향후 엑사원의 ‘눈’ 역할을 맡게 된다.
이진식 LG AI연구원 랩장은 엑사원 4.0의 기술적 기반에 대해 “고난이도 추론이 필요한 문제를 다루는 고급 모드와 일반적 질문을 처리하는 일반 모드를 통합한 것이 하이브리드 AI의 핵심”이라며 “이 기술은 저희 LG AI연구원이 직접 설계한 자체 핵심 기술이며, 알고리즘과 아키텍처, 데이터 생성 방법론까지 모두 우리가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에이전트 ‘챗엑사원’… 기업용 서비스로 확장
최정규 AI에이전트그룹장은 이날 LG 임직원용 AI 에이전트 ‘챗엑사원(ChatEXAONE)’, 데이터 생성 플랫폼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 보안 전용 환경 ‘엑사원 온프레미스’ 등을 소개했다.
그는 “LG 임직원의 AI 에이전트인 ‘챗엑사원’은 국가핵심기술 문서까지 사용할 수 있는 ISO 인증을 획득해, 높은 보안성이 요구되는 기업 전용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엑사원 4.0 공개 이후 모델 라이선스 범위를 교육 목적까지 확대했으며,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자유롭게 엑사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엑사원 데이터 파운더리’는 AI가 직접 데이터를 생성·가공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기존에는 전문가 60명이 3개월간 작업해야 만들 수 있던 데이터를, 엑사원은 한 명이 하루 만에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계열사 및 국책 기관과의 실증 사업에서 해당 플랫폼을 적용한 결과, 데이터 생산성은 1000배, 품질은 20% 이상 향상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보안과 독립성 확보한 '엑사원 온프레미스'
‘엑사원 온프레미스’는 외부와 완전히 분리된 환경에서 AI 모델을 운영할 수 있는 풀스택 솔루션이다. 기업이 자체 시스템에 맞춰 독립적으로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어, 높은 보안성을 요하는 산업군에서의 수요가 예상된다.
LG AI연구원은 이날 발표에서 국내외 주요 파트너사들과의 협업 현황도 함께 소개하며, AI B2B 사업 모델의 다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이화영 AI사업개발부문장은 “국내 기업들이 엑사원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LG CNS, 등과 협업을 계획 중”이라며 “해외 파트너사와도 협력해 바이오나 파이낸스처럼 국내가 약한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협업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AI로 바이오와 금융을 잇는다… 글로벌 협업 가속화
이날 행사에는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영상을 통해 AI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백 교수는 “알파폴드를 넘는 차세대 신약 개발 AI로 발전시켜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아르만 사호비치 런던증권거래소 그룹(LSEG) 아태지역 총괄은 엑사원 기반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서비스를 소개했다. 해당 서비스는 공시·뉴스 등 비정형 데이터를 바탕으로 투자 자산의 수익률 예측과 보고서 생성을 지원할 예정이며,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업화 본격화… 매출 발생 및 인지도 확대 전략은
이번 행사는 엑사원의 산업용 B2B 모델을 외부 시장에 본격적으로 확장하겠다는 LG AI연구원의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화영 이화영 AI사업개발부문장은 “현재도 작지만 일정 수준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CNS와 유플러스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사원을 활용한 B2B 수주 규모가 이미 1000억원대를 넘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AI 기반 데이터 서비스나 인사이트 기반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에서 스케일업이 가능한지를 검증 중”이라며, “제약사 등과의 협업을 통해 신약 개발 AI 사업 가능성도 탐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지도 확보 전략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은 B2C 대상 마케팅보다는 LG그룹 내부의 AI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프렌들리 AI, LSEG 등과의 글로벌 협업을 통해 산업용 AI 시장에서 엘지가 중심으로 인식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